비타민E 400 IU/아이유, 고혈압 환자가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점

‘젊음의 비타민’, ‘강력한 항산화제’로 불리는 비타민 E는 우리 몸의 세포를 유해산소(활성산소)로부터 보호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등 다양한 효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양소입니다. 특히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비타민 E 400 IU’ 제품은 중장년층의 건강 관리를 위한 필수 영양제로 인식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로운 비타민 E라 할지라도, 특정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특히,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만성질환인 ‘고혈압’ 환자의 경우, 비타민 E 400 IU와 같은 고함량 제품을 섭취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 E의 효능과 함께, 고혈압 환자가 비타민 E를 복용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과 안전한 복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비타민 E의 대표적인 효능 알아보기

비타민 E가 우리 몸에 왜 필요한지, 그 대표적인 효능부터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 보호하기

비타민 E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바로 ‘항산화’입니다. 우리가 호흡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세포를 공격하여 손상시키고, 이는 노화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비타민 E는 이러한 활성산소를 스스로 희생하며 제거하는 방패 역할을 하여, 우리 몸의 세포막과 DNA를 건강하게 보호합니다. 이는 피부 노화를 늦추고,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혈액순환 개선 및 심혈관 건강 지원

비타민 E는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이 끈적하게 뭉치는 것을 막아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돕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산화되어 혈관벽에 쌓이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이 혈행 개선이나 심혈관 건강을 위해 비타민 E를 찾곤 합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고함량 비타민 E가 위험할 수 있는 이유

이러한 비타민 E의 혈액순환 개선 효능이 고혈압 환자에게는 오히려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혈압 상승의 잠재적 위험성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고함량의 비타민 E(일반적으로 400 IU 이상)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혈압이 오히려 소폭 상승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명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타민 E가 혈관의 수축 및 이완 기능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혈압 환자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혈압약을 복용하며 안정적으로 혈압을 관리하고 있는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혈압 변동은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고함량 비타민 E 섭취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뇌졸중 위험 증가 가능성

특히, 고혈압 환자는 뇌졸중의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2005년 미국 의학 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대규모 메타 분석 연구에서는, 하루 400 IU 이상의 비타민 E를 복용하는 것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약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뇌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비타민 E가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효과가 있어, 혈관이 터졌을 때 지혈을 어렵게 만들어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항응고제, 항혈소판제와의 상호작용 문제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혈전(피떡) 생성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와파린,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타민 E 역시 혈액 응고를 늦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이러한 약물과 함께 고함량 비타민 E를 복용할 경우 그 효과가 증폭되어 예상치 못한 출혈 경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작은 상처에도 피가 잘 멎지 않거나, 멍이 쉽게 들거나, 심한 경우 위장관 출혈이나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고혈압 환자라면, 비타민 E 보충제를 섭취하기 전 반드시 담당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여 상호작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안전한 비타민 E 섭취를 위한 권장 사항

그렇다면 고혈압 환자는 비타민 E를 무조건 피해야 할까요? 정답은 ‘아니오’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섭취하느냐입니다.

보충제보다는 식품을 통한 섭취가 가장 안전

가장 안전하고 이상적인 비타민 E 섭취 방법은 보충제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입니다. 식품에 함유된 비타민 E는 과다 섭취로 인한 부작용의 위험이 거의 없으며, 다른 영양소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 비타민 E가 풍부한 식품: 아몬드, 해바라기씨와 같은 견과류, 식물성 오일(해바라기유, 잇꽃유), 아보카도, 시금치, 브로콜리 등

보충제 복용 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기

만약 식사만으로 비타민 E 섭취가 부족하여 보충제를 고려하고 있다면, 임의로 ‘비타민 E 400 IU’와 같은 고함량 제품을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담당 의사나 약사를 찾아가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물을 알리고, 섭취 여부와 적절한 용량에 대해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전문가는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득과 위험을 판단한 후 가장 안전한 지침을 내려줄 것입니다.

저함량 제품부터 시작하거나 권장량 확인하기

일반적으로 한국 성인의 비타민 E 하루 충분 섭취량은 약 12mg α-TE (약 18 IU)이며, 상한 섭취량은 540mg α-TE (약 800 IU)입니다. 400 IU는 충분 섭취량보다 훨씬 높은 고함량에 해당합니다. 만약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복용하기로 결정했다면, 400 IU 제품보다는 100 IU 이하의 저함량 제품부터 시작하여 몸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대상비타민 E 400 IU 섭취권장 사항
건강한 성인일반적으로 안전항산화, 피부 건강 등 목적으로 섭취 가능
고혈압 환자주의 필요혈압 상승, 뇌졸중 위험 가능성. 복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
항응고제 복용자주의 필요출혈 경향 증가 위험. 복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

비타민 E 제품 선택 시 추가 팁

천연 비타민 E (d-알파 토코페롤) 확인하기

비타민 E 제품을 선택할 때는 성분표를 확인하여 ‘d-알파 토코페롤’로 표기된 천연 형태의 비타민 E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dl-알파 토코페롤’로 표기된 합성 비타민 E보다 생체이용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바른 복용법 지키기

비타민 E는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므로, 지방이 포함된 식사와 함께 또는 식사 직후에 섭취해야 흡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비타민 E는 분명 우리 몸에 이로운 필수 영양소입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특정 건강 상태에서는 그 이로움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이라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남들이 다 좋다고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고함량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내 몸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현명한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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